사동우방후문에서 449번 버스를 탈 때부터 버스 안이 시끌벅적 했습니다 한 취객이 버스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기 때문이죠.

정치 이야기부터 해서 신세한탄까지 운전하고 계시는 기사님께 방해되게 버스가 떠나가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셨습니다.

기사님께서 대중교통에서 이러시면 안 된다, 조용히 해달라 친절하게 이야기 하셨으나 말이 통하지 않으셨습니다…

결국 경찰 이야기까지 꺼내셨으나 취객은 기사님께 어린것이 왜 그러냐, 똑바로 살아라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으시다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내려달라고 소리를 치셨는데요..

기사님께서는 차분히 정류장에서 뒷문을 열어드렸고, 취객은 내리는 순간까지도 버스뒷문 계단에 서서 쌍욕을 하시다 내리셨습니다.

취객이 내리고 나자 정작 위로 받아야 하는 기사님이 도리어 저희에게 많이 시끄럽지 않으셨냐고 죄송하다고, 없던 일로 하자고, 웃으며 사과를 건네셨습니다.

비가 정말 많이 오는 중이였는데, 사월역에서 하차할 때 우산이 없는 저에게 가져가라고 우산까지 챙겨주셨습니다. 덕분에 비 맞지 않고 뽀송뽀송하게 집 도착했답니다.. 감사합니다

전 아직 대학생이고, 아직 어려서 초면에 알지도 못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취객에게 욕을 듣는다는 심정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욕설 하나 안 하시고 연신 웃으며 취객을 대처하신 기사님께선 정말 멋진 어른이시라는 건 잘 알겠습니다.

 내리고 나서 성함이라도 여쭤볼 걸 후회가 되더라고요. 괜찮은 척 하셨어도 속이 많이 상하셨을텐데 항상 좋은 날들만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정말 칭찬합니다 기사님. 기사님께서 주신 우산 오래오래 쓰도록 하겠습니다.